1억 달러 넘게 굴리는 미국 기관은 분기마다 자기가 무슨 주식을 들고 있는지 의무로 공개해야 합니다. 그게 바로 13F죠. 이번에 2026년 1분기(1~3월) 자료가 풀렸는데, 하필 그 구간이 올해 조정의 바닥이었습니다. 시장이 흔들릴 때 거장들이 무엇을 사고 무엇을 버렸는지 — 패가 그대로 까인 셈입니다.
이번에 들여다볼 거장은 셋입니다. 버크셔 해서웨이(그렉 아벨), 빌 애크먼, 스탠리 드러켄밀러. 세 사람의 1분기 포지션을 뜯어보면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. “AI를 거품으로 볼 것인가, 기회로 볼 것인가.”
📌 먼저, 13F는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
13F는 분기가 끝나고 최대 45일 안에 제출됩니다. 그래서 지금 보는 1분기 자료는 짧게는 한 달 반, 길게는 넉 달 반 늦은 후행 데이터입니다. 게다가 13F는 무엇을 샀는지만 보여줄 뿐, 공매도·선물·파생 포지션은 안 보여줍니다. 공시상으로는 주식을 잔뜩 산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하락에 베팅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죠.
- ✅ 이렇게 쓰세요: 거장의 인터뷰·투자 서한·SNS 발언과 대조하며 “의도”를 읽는 보조 자료로.
- ❌ 이렇게 쓰면 위험: “거장이 샀네 → 나도 산다.” 시차와 비공개 포지션 때문에 따라 사면 늦거나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.
🧭 1분기 시장과 ‘AI를 보는 3가지 눈’
1분기에는 소형주가 대형주를,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섰고, 소프트웨어는 약세였으며, 에너지 같은 비인기 섹터가 강했습니다. 이 네 가지 현상의 뿌리는 하나입니다 — 시장이 AI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. 그 시각은 크게 세 갈래로 갈립니다.
| 관점 | 핵심 주장 | 대응 전략 |
|---|---|---|
| ① AI는 거품 | 닷컴처럼 부풀었고 결국 터진다 | 판다(현금 확보) |
| ② 슈퍼사이클 초입 | 지금 하락은 노이즈, 진짜 상승은 시작 | 인프라에 집중 |
| ③ 합리적 재평가 | 거품이 아니라 질서 있는 옥석 가리기 | AI 안에서 선별 |
거장 셋이 각각 이 세 칸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보면, 이번 분기 매매가 훨씬 또렷하게 읽힙니다.
🏦 거장 ① 버크셔(아벨) — “기회보다 리스크다”
세대교체 후 아벨이 직접 손댄 첫 13F라 주목도가 높았습니다. 다행히 2월에 아벨이 쓴 18페이지짜리 주주 서한이 있어서 의도가 미리 까졌는데, 핵심 단어는 딱 두 개였습니다 — “소수 집중.” 그리고 영원히 들고 갈 코어 4종목으로 애플·아메리칸익스프레스·코카콜라·무디스를 이름까지 박았죠.
실제 행동도 말과 거의 일치했습니다.
- 16개 종목을 전량 청산(아마존·비자·마스터카드·유나이티드헬스·도미노 등) — 특정 섹터 정리가 아니라 잔가지 쳐내기에 가깝습니다.
- 현금은 약 3,974억 달러로 사상 최대.
- 코어 4종목은 그대로 유지.
- 대신 알파벳을 3배 이상으로 키워 최대 보유 종목급으로 끌어올렸습니다.
여기서 오해하면 안 됩니다. 아벨과 버핏 모두 주총에서 AI를 “기회”보다 관리해야 할 리스크(특히 사이버보안)로 무겁게 언급했습니다. 버핏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한마디를 더 보탰죠.
“사람들의 도박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.”
그러니 알파벳 증액은 “버크셔도 AI 강세 베팅”이라기보다, 버블 우려 속에서도 알파벳이라는 특정 기업에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고 읽는 게 맞습니다. 모니터링 포인트는 ① 현금이 줄기 시작하는지 ② 자사주 매입 규모 ③ 비상장 통째 인수가 또 나오는지 ④ 다음 분기에 알파벳을 더 늘리는지입니다.
📈 거장 ② 빌 애크먼 — “AI는 MS의 리스크가 아니라 강점이다”
애크먼의 패턴은 뚜렷합니다. 빅테크가 AI·매크로 충격으로 두들겨 맞을 때 사드리는 바이더딥.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(MS)를 신규로 대량 매수(약 21억 달러)했고, 재원은 핵심 보유 종목이라 불렀던 알파벳을 사실상 전량 던져 마련했습니다. 그가 13F 제출 당일 직접 올린 MS 매수 논리는 네 가지입니다.
- 밸류 — 포워드 21배로 시장 전체와 비슷하고 최근 평균보다 쌌다.
- J커브 — 막대한 캐펙스는 마진을 갉아먹는 위협이 아니라 매출 가속을 위한 투자다.
- 숨은 자산 — 오픈AI 지분과 코파일럿 가치가 가격에 안 잡혔다.
- 해자 — MS365 락인 위에 코파일럿이 얹히면 가격 결정력이 더 강해진다.
즉 애크먼은 위 표의 ③ 합리적 투자 쪽에 표를 던졌습니다. 그런데 정반대편에 선 거장이 있습니다. MS를 10년 들고 있던 크리스 혼(TCI)이 이번 분기에 비중을 10%에서 1%로 줄여 사실상 청산해버렸죠.
| 쟁점 | 빌 애크먼 | 크리스 혼 |
|---|---|---|
| AI의 빠른 진보 | MS의 강점 | MS의 위협 |
| 코파일럿/오피스 | 해자를 더 깊게 만든다 | 새 경쟁 플랫폼에 잠식될 수 있다 |
| 이번 분기 행동 | 대량 매수 | 대량 매도(청산) |
누가 맞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. 다만 다음 실적에서 ① 코파일럿 좌석수 ② 사용자당 단가 ③ 애저 성장률 세 가지만 같이 봐도 시장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가늠됩니다. 한 줄로 줄이면 — “MS가 코파일럿을 값 안 깎고 팔 수 있느냐.”
♟️ 거장 ③ 드러켄밀러 — “지금 8회말입니다”
말과 행동이 이렇게까지 안 어긋나는 거장도 드뭅니다. 1월 인터뷰에서 한 얘기가 5월 공개된 13F와 거의 그대로 맞아떨어졌거든요. 이번 분기 변화는 네 가지입니다.
- AI 대장주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— 알파벳 전량 청산, 아마존도 사실상 전량.
- AI 안에서 갈아탔다 — 대장주 비우고 브로드컴 신규, ST마이크로 3배 증액. 덜 주목받는 칩·인프라 쪽으로.
- 나테라 5분기 연속 1위, 비중 20%+ — 같은 헬스케어인 인스메드는 오히려 줄였다. 섹터가 아니라 그 한 종목에 확신.
- 신흥국·에너지 본격화 — 아르헨티나 YPF를 433% 늘려 이번 최대 증액. 항공주는 전량 정리.
이 그림은 그의 진단과 한 몸입니다. “AI 사이클은 8회말” — 여기서 더 오르면 걱정될 것. 거기에 달러 비관(YPF·브라질·멕시코)과 채권 숏(인플레·디스인플레 양쪽 헷지)까지. 어느 한쪽에 올인한 게 아니라, 어떤 시나리오가 와도 버티는 잘 짜인 매트릭스를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.
🧩 거장 전체를 묶어 보면: “AI는 가는데, 종목은 갈린다”
세 명만 보면 편향되니 판 전체를 보면, 거장들의 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여전히 빅테크입니다(매수 1위 알파벳, 2위 MS). 그런데 동시에 매도 상위권에도 빅테크가 있습니다(알파벳·엔비디아·아마존). 정리하면 — “당분간 AI 강세”라는 컨센서스는 있지만, 그 안에서 무엇이 이길지는 의견이 점점 갈리고 있습니다. 애크먼의 MS 매수 vs 혼의 MS 매도가 딱 그 상징이죠.
🛠️ 그래서 이 자료를 어떻게 쓰나 — 3단계 필터
거장 매매는 “정답지”가 아니라 심층 분석할 종목을 좁히는 발굴 파이프라인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. 추려내는 기준 세 가지:
- 비중 2% 이상인 종목만 본다 (0.2%짜리는 의미가 적다).
- 그중 현재 손실 중인 종목 — 밸류 기반 거장이 산 가격이 안전마진이었다는 뜻.
- 손실인데도 지난 분기 추가 매수(물타기) 했는가 — 일시적 악재로 본다는 신호.
발굴은 매수가 아닙니다. 거장이 샀다는 이유만으로 사면, 나중에 팔지·물탈지 판단할 자기 기준이 없습니다. 발굴 뒤엔 반드시 본인의 재무 분석이 들어가야 합니다.
🔚 마치며
버크셔는 패를 아끼며 현금을 쌓다 알파벳만 담았고, 애크먼은 MS에 명확히 베팅했으며, 드러켄밀러는 “8회말”을 외치며 신흥국·에너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. 정답은 없습니다. 매 순간 어느 쪽 확률이 높은지 근거를 기반으로 선택하고, 그 근거를 복기하는 습관만 쌓아도 투자 실력은 해마다 늘 겁니다.
여러분은 세 거장 중 누구의 그림에 한 표를 던지시겠어요? 댓글로 의견 남겨 주세요. 👇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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※ 본 글은 유튜브의 거장 포트폴리오(13F) 분석 영상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의견 콘텐츠입니다. 특정 종목의 매수·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,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.